2023 Sung Woo Choi

[Sugar in the Air]

2023.11.28 - 12.10


작가노트


언제 아름다움이 깃드는가?


언제 아름다운가요?

우리는 무엇이, 왜, 어떻게 아름다운지 묻습니다.

언제 아름다운지 묻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연 속에 직선 운동이 순간 순간
숨어 있듯이,
그렇게 숨어있는 질문입니다.


쓸모 있음과 쓸모 없음

유해한 것과 무해한 것

걸림돌과 디딤돌

무관심과 사랑

하루하루와 Timeless


여름과 겨울 사이

그 짧은 간극에 이와 같은 다리를 놓아봅니다.


작가와의 대화



Q. 전시 제목 Sugar in the Air 는 어디에서 유래한 건가요?


A. 1937년에 발표된 ‘SUGAR IN THE AIR’ 라는 소설 제목에서 

가져왔습니다. 

공기 중에서 설탕을 만들 수 있는 신기술이 발명되면서 

벌어지는 과학과 공학,  비지니스, 자본주의가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1937년의 공기에서 설탕을 뽑아내는 신기술이나 지금의 자율주행 신기술을 둘러싼 연구, 생산, 비지니스, 마케팅, 

그 어떤 것 하나 변한 것이 없더군요. 


우리는 생각보다 오래되고 변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고 있어요. 




Q. 이 소설과 전시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A. 설탕은 일상적인 물건입니다. 

공기 중에서 뽑아낸 설탕은 또다른 물건이 됩니다. 

공예품도 그럴 수 있을까요? 


재료 속에 숨은 생명을 만나기 위해 

이번 전시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재료들을 사용했습니다. 

금이 간 재료를 온전히 쓰고자 궁리했습니다. 

또 불에 타서 숯이 된 재료 위에 옻칠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재료들은 건축 현장에서 가져와 망치질을 해서

물이 흥건한 바닥 위에 두었습니다. 

어떤 것들은 무언가를 만들고 난 다음의 버려진 나머지입니다. 

그리고 나무껍질과 벌레의 협업 작품을 전시했어요. 


공기가 사라지고 나서야 우리는 공기를 자각하게 됩니다. 

우리가 물건으로 사용하는 재료들은 

온전하다고 믿는 것들입니다. 

그 나머지는 공기처럼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흩어져 사라집니다. 

그들 안에도 생기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소설의 주인공이 지식과 열정으로 공기에서 설탕을 만들어내듯,  이제까지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재료들에서 또 다른 일상의 도구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Q. 그와 같은 재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올해 여름에 작업실과 집을 오가는 길에 

비가 와서 토사가 많이 쌓였습니다. 

햇볕에 그 토사들이 굳어져 하나의 덩어리가 되었습니다. 

매일 매일 그 덩어리가 조금씩 갈라지며 

도자기 파편이 되었습니다. 그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매일 그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 속에도 생기가 있지 않을까? 언제 이와 같은 아름다움이 깃든 것일까? 


그런 의문이 이번 전시의 시작입니다.




Q. 어떻게 공예가가 되었나요?


A. 기계공학을 공부하고 외국계 자동차 관련 회사에서 

자율주행 관련 신기술 비지니스를 십년동안 담당했어요.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서 회사에 휴가를 내고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였어요. 


정처없이 다니다가 퐁피두 센터에서 우연히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을 보고 전율을 느꼈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그 때까지 저는 예술이나 공예 음악 등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무엇을 할지 몰랐어요. 


좋은 스승들을 찾아가 묻고 배웠습니다. 

지금까지 살았던 시간에 대한 자서전을 썼습니다. 


회사 근처에 언제든 갈 수 있는 작업실을 마련하고 

새벽마다 두어시간 나무를 깎다 출근했어요. 

주말에는 디자인과 그림을 배웠습니다. 

한국의 고건축물 답사도 다녔습니다. 


이탈리아 알레산드로 멘디니 스튜디오를 가서 

디자이너 멘디니를 만난 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시간 이외에는 공부했어요. 

꽤 긴 시간 동안 그 매일을 살았습니다. 

그 매일이 여기에 있습니다. 


Interview with Artist



Q. Where does the exhibition title <Sugar in the Air> come from?


A. It is taken from the title of a novel ‘SUGAR IN THE AIR’ published in 1937. 

It depicts realistically the science, engineering, business, and capitalism that unfold with the invention of a new technology that can make sugar from the air. 


When comparing the new technology to extract sugar from the air in 1937 and the research, production, business and marketing around the current new technology for autonomous driving, nothing really has changed. 


The world we are living in is older and 

more unchanging than we think. 




Q. What is the relationship between this novel and the exhibition?


A. Sugar is an everyday stuff. Sugar extracted from the air becomes a new object. Can crafts do that too? 


I used unusual materials in this exhibition to discover the life hidden in the materials. 


I tried to find a way to use the cracked materials fully. 

Some materials that turned into charcoal were coated 

with lacquer. 

Some that I brought from construction sites were 

hammered and put on a wet floor. 

Others were just leftover materials. 

Besides, collaborative work by tree bark and insects are used. 


Only when the air disappears you’re aware of its existence. 

You usually believe that the materials you use as objects are intact, yet the rest would scatter away without noticing just like the air. I feel there is life even in them. 


Just as the man in the novel creates sugar from the air with knowledge and passion, 

I hope that a further everyday tool will be discovered from materials that were previously considered useless. 




Q. What made you interested in materials like that?


A. This summer, I saw a lot of soil piled up after a rain on the way between my studio and home. 

The soil was hardened by the sun and it became a lump. 

The lump cracked bit by bit and day by day, and it became ceramic shards. It was beautiful. 

As I observe that transformation everyday, 

I was wondering ‘wouldn't there be life in there?’, 

‘when did such beauty dwell in?’. 

Those questions are the beginning of this exhibition.




Q. How did you become a craftsman?


A.  I studied mechanical engineering and worked at a foreign automobile company for 10 years working on new technology related to autonomous driving. 

One day, I took time off from work and went on a trip 

because of personal difficulties. 

It was to Paris. 

While wandering around aimlessly I came across Kazimir Malevich’s Black Square at the Pompidou Centre, 

and I was thrilled. 

I don't know why. I wasn’t interested in something like art, 

craft or music at all until then. 


I didn’t know what to do. 

So I just went and found good mentors, and asked and learned. 

I wrote an autobiography about the time I lived so far. 

I got a little studio near my office that I could go anytime, 

and practiced cutting wood every morning for a couple of hours before going to work. 

On the weekends, I study design and drawing. 

I also explored Korea’s ancient buildings. 

It was great experience to go to Alessandro Mendini’s studio in Italy and meet Mendini. 


I spent all of my time studying except during working hours. 

I lived everyday like that for quite a long time. 

Those days arrived here and now.


에필로그


작가가 던진 아래의 핵심 질문 세 가지는 전시를 관통하고 있다. 

오랜 시간의 흐름, 채집과 관찰, 최소한의 개입으로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 작가는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변화하는 물질 속에 생명력이 있을까?

Would there be life energy in changing matter?


언제 그에게 아름다움이 깃드는가?

When does beauty dwell in it? 


그 아름다움을 욕망할 수 있을까?

Can we desire that beau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