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사색, 사색전
2024.02.20 - 03.06
이기훈, 이다솔, 전보경, 하신혁
일상여백의 2024년 새해 첫 전시, '사인사색, 사색전'이 진행되었다.
유리불기 공예 작가 이기훈, 가죽 텍스처 세라믹 작업의 이다솔, 현대적인 옻칠 작업의 전보경, 코일링 기법의 세라믹 작가 하신혁.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며, 높은 작업 완성도를 지닌 젊은 작가들이 모여 새로운 방향의 작품들을 이번 전시를 통해 소개한다.
이기훈 / 맥(脈) 시리즈
그의 유리불기 작업은 열로 인한 변화의 흐름을 보여준다.
유리 불기 과정에서 유연해진 유리실은 원심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붙고 벌어져 줄기와 같은 문양으로 작품에 연출된다.
숨을 불어넣는 작업과 동시에 수축과 팽창의 흐름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작가는 말한다.
좁은 상태에서 넓어지고, 다시 좁아지는 형태는 '씨앗'처럼 생명을 상징하는 자연물과 같은 기형을 띄고 있다. 독립큐레이터 문유진, <이기훈 : 생의 확산> 중에서
이같은 형태는 생명의 에너지를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다.
이다솔 / A collision of senses 감각의 충돌
"이게 가죽인가? 도자기인가?" 궁금증이 든다.
관객은 작품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촉감을 통해 느껴보고 싶다.
작가는 이러한 궁금증 해결의 욕구를 의도적으로 유도한다. 그는 관찰자들이 작품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손으로 만져보길 원한다.
가죽의 부드러운 촉감을 상상하며 기물을 만졌을 때 차갑고 단단한 촉감이 손끝에 닿는 순간, 충돌하는 서로 다른 감각들이 그의 작업을 접하는 재미있는 포인트라 말한다.
가죽의 물성적 특징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여 장식적인 요소로 해석될 수 있는 오브제 작업을 전개한다.
전보경 / 전경(田景)
전보경 작가는 닥섬유가 가진 재료 본연의 질감에 집중한다.
꾸밈없이 담백한 텍스처 고유의 특징이 고스란히 살아 있으며 자연스럽고 서정적이다. 의미 그대로 작품의 전체를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1차적으로 그 분위기를 느끼고, 그 다음 작품의 디테일적인 요소들을 세심하게 발견하며 기물이 가진 깊이감을 느낄 수 있다.
하신혁 / 산수화
작가는 흙가래를 쌓아올린다.
형태를 만들고 점진적인 색의 변화를 주어 그의 시간을 조형적 언어로 표현한다. 이 때 '기'의 형태를 무엇인가 담아내는 기능적 요소로 한정하지 않고 도예의 전형으로 바라보며 이를 오브제로 작업한다. 오히려 비워내는 것에 집중하며 작가는 반복적인 작업 과정에 몰입하는데, 이를 정서적 수양이자 공예가로서 수련이라고 여긴다.
겸허한 자세와 태도로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평온하게 빚어가는 과정이 기물에서 엿보인다.
본 전시는 일상여백 주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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